성공회 질문 답변

A Korean Anglican FAQ blog

성찬례는 희생제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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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부님. 저는 캐나다 밴쿠버의 캐나다 성공회교회를 다니는 한 형제입니다. 원래 개신교를 다녔지만, 성공회의 liturgy가 너무 좋아서 성공회로 입교하였습니다. 궁금한 것이 몇가지 있어서 여쭙니다. 조속한 답변 부탁 드리겠습니다..

질문1) 성경 (히10:12,14) 에 보면 예수님의 희생제사는 단한번 (one sacrifice)으로 드려졌다는것이 명백한데, 왜 천주교회와 성공회(일부인지?)는 성찬례를 십자가 희생제사의 반복으로 보는지요? 과연 초대교회에서도 성찬례를 계속되어지는 희생제사의 반복으로 보았을까요? 아무리 책을 봐도 아닌것 같은데… 성찬례를 희생제사의 반복으로 보는것은 초대교회 이후 몇세기가 지난후 교권강화의 차원에서 확립된 신학은 아닌지요? 복음서에 나와있는 예수님의 성찬제정사를 보면, 아무리 봐도 희생제사의 반복의 개념은 없는데, 왜 이런개념을 주장할까요? 이에대한 성공회의 정확한 입장은요? 성공회에서도 성찬례를 제사로 보기에, 성직자를 “사제”라고 하지는 않나요? 신약성경에 나타난 성직자의 개념에서 사제는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성직자를 사제라고 하는지요? 사제에 해당하는 영어 “priest”는 헬라어 “presbyteros”에서 왔으니 오히려 장로라고 번역해야 되는게 아닌지요?

….

너무 궁금도하고, 조금 혼란스럽기도해서 질문 드립니다. 신부님의 글이 멀리 캐나다에서도 신앙생활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조속한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주안에서 유진

+ 주님의 평화

유진님 안녕하세요? 캐나다 밴쿠버시라구요?
얼마전까지만 해도 상당히 먼 거리에 있었는데 제가 지금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근처에 와 있으니 상당히 가까워졌나요?

같은 교회 안에서 만나게 돼서 대단히 반갑습니다.

그리고 좋은 질문에 감사드립니다. 제 나름대로 답변을 간략히 시도하겠습니다.

1. 성찬례는 희생제사인가?

성찬례는 희생제사가 아닙니다. 물론 천주교에서 반복되는 희생제사로 주장하고 그 여지가 지금도 남아 있지만, 이미 성공회와 천주교는 성찬례에 대한 교리적 합의 문서에서 희생제사의 반복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것이 교회 현장에서까지 적용되고 가르쳐지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듯합니다. 물론 천주교의 많은 교회들, 그리고 성공회의 극히 일부분의 교회들이 아직 희생제사의 관념을 가지고 있지만 이미 신학적인 성찰로는 판가름이 난 것입니다.

그러니 저는 성찬례를 예수님을 통해 이뤄졌던 구원의 희생제사가 반복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구원의 희생 제사를 축하하며, 그에 감사하여 이제 우리가 우리 자신을 주님께 봉헌하는 봉헌례라 보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성찬의 전례 때에 우리 봉헌물과 함께 성찬 봉헌물(빵과 포도주)를 함께 들어 바치는 것이지요. 여기에는 우리 자신을 있는 그대로 봉헌한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신자들은 하느님께 봉헌된 사람들입니다.

그러면 사제라는 말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잘 지적하셨듯이 그 말이 근원이 “장로”를 뜻하는 “presbyteros”에서 나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던 것이 3세기쯤에 제사를 드리는 ”사제“라는 의미의 ”sacerdotes”로 번역되었지요. 그러나 그것이 꼭 교권 강화만을 위한 것이었다고는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저 이렇게 이해하면 어떨까요? 아까 성찬례를 우리 자신을 드리는 봉헌례로 했듯이, 이 봉헌의 제사를 집전하는 분으로서 사제라고 말입니다. 즉 사제란, 어떤 예를 인도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니, 그렇게 생각해도 무리가 없겠지요? 이는 것은 개신교에서 말하는 목사(pastor)와는 조금 다르지요. 목사라는 말에는 양떼를 돌본다는 의미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 이러한 봉헌의 의미는 찾아볼 수 없거든요. 그러니 성찬례를 중요시하는 성공회에서는 사제라는 용어가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답변은 아래에…

Written by skhfaq

2002년 8월 28일 , 시간: 11:27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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