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 질문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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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직자 호칭 문제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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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부님. 저는 캐나다 밴쿠버의 캐나다 성공회교회를 다니는 한 형제입니다. 원래 개신교를 다녔지만, 성공회의 liturgy가 너무 좋아서 성공회로 입교하였습니다. 궁금한 것이 몇가지 있어서 여쭙니다. 조속한 답변 부탁 드리겠습니다..

….

질문4) 한국성공회에서는 사제들의 존칭이 “신부님(father)”인데 (여기 성공회는 father 이라 부르지 않고, the Rev. 아무개님이라고 부릅니다.), 이 호칭으로 인해서 평신도들을 대할때, 일반 개신교 성직자들보다 더 많은 권위를 가지는지요? (장로교등의 일반 개신교 목사님들은, 평신도들에게 별로 권위가 없습니다. 특히 만인사제설을 들먹이면서 평신도나 성직자나 똑같다면서 평신도들이 목사님께 사정없이 대드는게 개신교 한인교회들의 답답한 현실입니다.)

너무 궁금도하고, 조금 혼란스럽기도해서 질문 드립니다. 신부님의 글이 멀리 캐나다에서도 신앙생활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조속한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주안에서 유진

4. 성직자 호칭 문제 “신부님”

우리 말과 영어가 다른 점이 있지요. 특히 호칭 문제는 더욱 그렇습니다. 영어식 호칭은 우리 말로 번역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your honor”를 어떻게 번역하면 좋습니까?

한국성공회는 고교회 전통이 선교된지라, 성직자 호칭 채용에서 천주교에서 이미 사용하던 호칭을 받아들였습니다. 아마도 고교회와 천주교와의 친연성때문이겠지요? 그러나 천주교나 성공회, 다른 개신교 할 것 없이 일반적인 영어식 호칭은 “Reverend”입니다. “존경받을 분”이라는 뜻이지요. 그런데 성공회 최초의 공동기도서 서품식문을 보면, 주교와 같은 성직자를 두고 “Reverend father”라고 부릅니다. 그러니 어느 호칭이나 적절하다는 것이겠지요?

표기는 거의 모두 Reverend라고 하지만, 호칭은 그 성격을 잘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사실 우리가 개신교 성직자를 부를 때, “목사님”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pastor의 번역어지요. 양치는 목자라는 뜻이지요. 그런 점에서 “신부님”이라는 말은 영적인 아버지, 신앙을 키워주는 아버지라는 뜻이 있으니 이 또한 적당한 호칭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신부님”이라는 호칭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바로 여성 성직자가 생긴 것이지요. 아무리 봐도 여성 성직자를 남성용어인 “파더”라고 부를 수는 없지 않습니까? “머더”라른 호칭이 있는데 이는 전통적으로 원장 수녀님 같은 분을 부르는데 사용되었으니, 대책이 없는 노릇이지요. 그래서 중립적인 용어인 “레버런드”가 호칭으로도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한국말로는 어떻게 할까? 저는 이 부분에 재밌는 생각 하나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남여 평등하게 “사제”로 부르자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습니다만, 저는 그것은 직위를 나타나는 것이니, 우리에게 이미 친숙한 “신부님”을 계속 쓰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실 우리 문화 속에서 이제 “신부님”이라고 해서 굳이 남자를 말한다는 생각은 없어지는 것 같고, 오히려 그렇게 말함으로써 “여성 사제”가 존재를 더욱 부각시킬 수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면 한자가 분명히 “아버지 부”인데 어떻게 할 거냐고 묻겠지요? 그래서 저는 새로운 한자를 만들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아버지 부” 대신에 “아버지 부”를 변으로 해서 “어머니 모”를 붙여서 “어버이 부”(父母)를 쓰면 된다고요. 요즘 한자 쓰는 사람도 별로 없으니 그렇게 말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호칭이 그 사람의 권위를 드러내지는 않는다고 봅니다. 다만 개신교의 행태들에 하도 문제가 많으니 그것에 따라 목사님이라는 호칭에서 격이 떨어지는 것으로 느끼는 것이니, 그 권위와는 상관이 없지요. 얼마나 훌륭한 목사님들이 많습니까? 또 얼마나 훌륭하지 못한 신부님들이 많습니까?

만인사제설과 관련해서 짧게 언급하자면, 그것은 개신교 신자들이 이를 매우 잘못 이해하기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오해는 개신교 목사님들이 천주교를 비판하기 위해서 무분별하게 이 말을 사용하다가 스스로 물리는 문제라고도 생각합니다. 만인사제설의 본 뜻은 “나도 목사, 너도 목사”라는 뜻이 아니라, 이제 주님을 통하여 “나도 하느님께 모든 것을 직접 구하고 봉헌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가 더욱 강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유진님이 지적한 개신교의 행태는 루터도 통탄할 일이지요.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주님의 사랑 안에서 주낙현 신부 합장 ^^

Written by skhfaq

2002년 8월 28일 at 11:33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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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 성직자, 호칭, 복장, 교회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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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미 예수 그리스도

좋은 질문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질문에 응답하는 것도 제가 큰 도움이 되고 기쁨입니다. 그러니 질문하시는 분에게는 감사할 일이지요. 시간이 부족하지만 기쁜 일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지요. ^^

[김경현님이 남기신 글]

평소에 느끼는 궁금한 점이 여러가지 있는데,

첫째,결혼하신 사제분들도 주교가 되실 수 있는지요?(Orthodox Church에서는 결혼하신 사제들은 주교가 될 수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그리고 사제에서 주교가 될려면 어떤 조건을 갖추어야 하는지요?

성공회는 성직자의 결혼 유무와 관계없이 주교가 될 수 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정교회는 독신 사제만이 주교가 될 수 있지요. 주교의 조건은 한국성공회의 경우 연령과 사목 경험 등의 기준이 있습니다. 이는 물론 나라마다 다르지요. 로마 가톨릭과는 달리 성공회는 교구 의회를 통해서 성직자 대표와 평신도 대표에 의해 선거로 뽑습니다.

둘째, 성공회는 성직자들의 청빙제가 아니고, 교단에서 발령을 내고 부임을 하는데, 이때 한 부임지에서의 임기가 정해져 있는지요? 또한 본인이 원하면 그 부임지에서 평생동안 장기사역을 하실 수 있는지요?

기본적으로 파송제가 한국성공회의 인사방침입니다만, 최근 관구 헌장의 개정에 따라 조건부 청빙제를 허용하기도 합니다. 파송제라 하더라도 교구장과 교회위원회 등과 충분한 협의를 거치게 되어 있습니다. 또 대체로 임지에서 4-5년 정도 머물게 되지만 더 길 수도 있습니다. 더욱 길게 할 수 있는 여지는 있지만 아직 현실적이지는 않습니다.

셋째, 대단히 외람된 질문이지만, 성공회 성직자들의 사례비는 각기 시무 하시는 교회의 재정에서 지급이 되는지요, 아니면 교단에서 일괄적으로 지급이 되는지요? (실례되는 질문인 것 같아 죄송합니다).

이 부분은 제 답변의 영역이 아닌 것 같군요. 죄송합니다.

넷째, 다른 개신교단에서는 성직자를 목사(pastor)로 부르고, 성공회,정교회,천주교에서는 사제(priest) 또는 신부라고 부르는데, 그 개념적,역할적 차이는 무엇인지요?

성공회에서도 역시 성직자를 pastor라고 합니다. 성직자는 기본적으로 목자(pastor)의 사명을 띄고 있기 때문입니다. Priest란 말은 사실 presbyterious(장로, 목사)에서 나온 말이지요. 오히려 사제라는 우리 말이 독특한 것이죠. 이는 신자들의 생각과 의견을 하느님께 고하는 특정한 담당자 역할을 한다는 종교학적인 의미가 강하다고 봅니다. 만인사제설은 이러한 특정집단의 특권의식을 넘어서려는 노력이겠지요. 사실 성공회나 로마 가톨릭, 개신교는 모두 성서에 나타난 만인사제설을 기본적인 사제직의 교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개신교에서 안수받는 성직자의 구별이 있듯이 성공회에서도 이 안수받은 성직자의 구별과 역할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신부(Father, 神父)라는 말은 호칭이지요. 신앙을 위한 영적 아버지와 같은 분이라는 의미겠지요.

다섯째, 성공회나 천주교, 정교회의 신부님들은 양복의 윗도리안에 와이셔츠대신 흰색의 플라스틱으로 목을 감싸는 셔츠(천주교 신자들은 로만 칼라 셔츠라고 부르더군요)를 입는데, 그 의미와 유래와 명칭을 정확하게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왜 목사님들은 그 셔츠를 잘 입지 않는지요? (불법인가요?)

이른바 로만 칼라 셔츠(그저 성직 셔츠라고 하지요) 성직자들의 평상복을 간소화한 것이지요. 흰색 속옷에 캐석(혹은 수단)이라는 검정색의 가운같은 옷을 입는 것이 성직자들의 평상복이었습니다. 이걸 간소화해서 셔츠로 개량한 것이라 할까요. 사실 성직자의 옷은 장로교 등 여러 개신교도 착용했습니다. 재세례파의 경우도 비슷한 옷을 입었지요. 외국에서는 개신교의 많은 성직자들이 이런 성직 셔츠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감리교 장로교 성직자들이 이 성직 컬러(clerical collar)를 착용하지요. 몇년 전 우리 나라 개신교 일각에서 개신교만의 독특한 성직 셔츠를 디자인해서 보급시키려던 노력이 있었습니다.

여섯째, 이 질문은 주제밖의 질문입니다만, 성공회가 다른 개신교단보다 아름다운 예식과 훌륭한 복음주의적인 전통들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개신교단들보다 왜 한국내의 교세가 상당히 미약할까요?(물론, 한국은 장로교와 감리교의 선교역사가 더 긴탓이 주 원인이 되 수도 있겠지만요…), 그렇다면 현재 장로교가 절대적 강자의 위치를 차지하고있고, 장로교적 스타일과 마인드에 익숙한 한국에서는 성공회를 대부분 생소하거나 한국정서와는 맞지않는다는 일부 사람들과, 심지어 일부 장로교인들은 성공회를 이단시 하기까지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들을 보았는데(저는 개인적으로 성공회가 표방하는 신앙노선과 중후한 예식들을 무척 좋아해서 성공회로 옮길 것을 고려하고 있는 중입니다만), 이런 다소 무지하고 비관적인 한국적 상황에서의 성공회의 성장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 하시는지요?

말씀하신대로 우리 개신교의 몇가지 경향과 관계가 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작은 가운데서도 성공회가 한국 사회 안에서 감당해야 할 사명이 있겠지요. 외형적인 성장에만 치중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 성공회의 태도입니다. 그런 점에서 성공회라는 교단 자체의 성장 전망은 어둡기도 하고 밝기도 합니다. 교회가 몸집 불리기에서 자유롭기에 좀더 복음에 충실할 수 있지 않을까요? 수적인 성장이 곧 복음적이라는 공식이 성공회에서는 낯설군요.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주님 안에서 하나된 형제 주낙현 부제 드림 ^^;

Written by skhfaq

2001년 1월 21일 at 12:24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