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구와 교구 관계 / 성직자의 정치 참여

예.. 좋으신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만인사제주의는 워낙 오래동안 격렬한 논쟁의 대상이 되어왔었고 앞으로도 많은 신학적인 연구가 있어야 하겠지요..
다만 저는 기본적으로 프로테스턴트로 분류되는 성공회에서 종교편파주의에 빠지지 않고 가톨릭과 他 개신교의 입장을 나름대로 절충하여 ‘제 3의 길’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는데 대하여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특히 장차 성공회를 이끄실 젊은 엘리트인 신부님의 견해가 좋은 참고가 되겠네요..
제 질문이 어렵다 하시니.. 오늘은 좀 간단한 질문을 드리지요..^^*

1, 가톨릭의 경우,,교계제도상 교구와 관구의 차이가 있지만 이것은 교회법원의 설치와 관련된 문제일뿐이고..사실상 거의 모든 교회행정 및 운영과 관련된 체계는 철처하게 교구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구속력이 있는 중요한 문제는 교황청과 교구 사이의 지휘계통에 따라 이루어집니다만은,,다만 우리나라 주교들끼리 통일적이고 효율적인 사목운영을 위해 ‘주교회의’라는 자문기구를 두고 있습니다. 즉 김수환추기경이라고 하더라도 물론 지금은 서울대교구장을 은퇴하셨지만 과거 서울대교구장과 서울관구장을 맡고 계셨을 때에도 서울대교구 이외의 다른 교구 업무에 관하여는 사실상 아무런 권한이 없으셨던 겁니다.. )

성공회의 경우 그 운영이 교구 중심인지요?, 관구중심인지요? 일전에 말하시기를 켄터베리 관구의 주교들은 서품시 켄테베리대주교에게 순명을 서약한다고 하신 것 같은데..그렇다면 그것은 관구장이 교구장보다 높은 지위에서 실질적으로 교회통치권을 행사하기 때문인지요?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떠한지요?
즉, 성공회에서(외국성공회 포함)는 ‘관구’가 소속 교구들을 통할하고 지도하며 실질적으로 교회를 운영하는 단위인지 알고 싶군요..

2. 음, 제가 알기론 민주당소속의 국회의원 이모신부님은 지금도 현역 성공회 신부이시라고 하던데..
가톨릭의 경우 신부/수도자가 인권과 관련된 정치적 언행을 한다면 그것은 넓은 의미의 성직자의 사목적행동으로 생각하지만,,결코 특정정당의 소속으로 세속적인 공직에 출마하여 당선된다거나 세속적으로 직업적인 공무원의 직위를 맡을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성공회의 경우 이와는 다른지요? 음, 웬지 그 분이 비록 성공회라고 하더라도 신부라고 하니 다른 국회의원들과 좀 달라보이기도 하고..그러나 역시..과연 양복을 입고 고급승용차를 타고 출근하신 후 타당의 의원들과 언쟁을 하시는 모습을 볼때면 과연 진정한 성직자의 모습은 어떠해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 보게 하기도 합니다만…쩝~~
음, 사제의 정치활동 및 세속 공직의 겸임에 대한 성공회의 규정을 자세히 알고 싶군요..

음, 제가 위에 올린 질문 어디에도 결코 성공회 및 그 성직자들에 대한 폄하의 뜻은 결코 없으며 다만 어디까지나 지적 호기심에서 나온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하기 위함이니 만일 예의에 어긋난 질문이 있다면 너그러이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사실과 다른 점이 있다거나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있다면 깨우쳐 주시고요^^*

+ 하느님의 크신 평화가 항상 함께 하시기를~

+ 주님의 평화

좋은 질문 감사합니다. 이 질문들로 이 게시판이 풍성해지는 것 같습니다.
“어려운 질문”에 볼멘 소리하는 것은 아니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생각할 것이 많은 질문”을 주신 것에 오히려 감사하고 있습니다.

질문이 많으신 게파님은 두가지 질문을 하셨습니다. 간단하게 답하지요.

질문 요지 1 : 성공회 운영체제는 교구 중심인가? 관구 중심인가?

답변 1

로마 가톨릭뿐만 아니라 성공회 정교회는 전통적으로 교구 중심의 사목 치리 체제를 발전시켰습니다. 물론 서방교회에서는 로마 교구의 상징적 역할이 실질적인 권한으로 부상하면서 교황권이 강화되었던 것은 또 다른 문제로 남아 있구요.

성공회는 이른바 초대 교회의 그런 병렬적 관계로 되돌아간 면이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역시 사목 치리 중심은 교구 중심으로 진행되지요. 하지만 대체로 국가적인 단위 안에서 형성되는 어떤 통일성의 문제가 있기 마련이어서 이 때문에 관구의 역할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교구나 관구나 모두 의회(시노드)를 통해서 중요한 일이 결정되고, 이에 따라서 교구장이나 관구장이 권한을 행사합니다. 그래서 주교 서품식에서도 굳이 대주교나 관구장을 명시하지 않고, 관구의회의 헌법을 따를 것을 다짐합니다.

실제로 한국성공회의 경우 관구 독립 이전에 캔터베리 관구 소속으로 되어 있었으나, 사목 치리의 책임은 교구가 가지고 있었습니다. 관구는 그런 점에서 최종적인 결정 사항에서 개입되는 어떤 그런 경우라고 할 수 있구요. 관구 소속 교구를 위한 모법을 제공해주는 위치에 있다고 하면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관구장의 위치는 성공회 관구마다 또 다릅니다. 좀더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는 경우도 있고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말씀이지요.

이 정도면 될까요? 조금 산만한 느낌이 드는군요.

질문 요지 2 : 성공회 성직자의 정치정당 참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답변 2

이 문제는 여러모로 미묘한 문제입니다. 주관적인 판단 기준에 따라, 그리고 정서적인 태도에 따라 이를 보는 시각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이 부분에 그런 개인적인 판단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이걸 여기서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다만 몇 가지 객관적인 사실만은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로마 가톨릭의 경우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성공회의 경우는 성직자의 정당 참여의 예는 많습니다. 대표적인 예를 들어 캔터베리 대주교를 지내셨던 윌리암 템플 대주교는 젊은 시절 사제로서 영국 노동당에 입당해서, 당시 영국성공회에 팽만한 보수적인 흐름에 일대 경각심을 일깨우기도 했습니다. 또 정당 형태는 아니었다 하더라도 그리스도교 사회주의와 같은 정치 이념적인 태도와 더불어 실질적인 운동체를 만들어 여기에 참여하고 운동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성공회 안에서는 성직자의 정치 참여에 대한 어떤 분명한 제한이나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허락을 받은 자급 사제의 경우) 다른 직업을 겸임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휴직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재정 신부님도 이 경우에 해당해서 휴직하셨습니다.

이 신부님의 정치 활동에 대해서 여러 가지 견해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만, 좀더 자신의 개인적인 태도와 정서적인 판단이 아니라, 좀더 객관적인 면으로 바라보았으면 합니다.

참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도 정치에 참여한 대표적인 예가 있었습니다. 쿠바 혁명에 함께 참여했던 에르네스토 카르디날 신부는 혁명 이후 카스트로 정권 안에서 아마 문화부장관을 역임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그럼 이 정도로..

주님의 사랑 안에서 주낙현 신부 합장

십자성호, 삼위일체, 교구의 수

찬미 예수님
주낙현(요한)부제님.
저는 천주교를 믿고 있는 사람 입니다 .
오늘 메일를 확인 하다가 우연히 서울 교구 몇주년 기념 행사 (성공회)라는 것을 보고 “성공회”란 무엇인가 궁금하여 사이트를 검색하여 많은 도움이 되었고 천주교와는 다른 것은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만 몇가지가 궁금하여 부제님에게 글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 가르쳐 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
1. 천주교에서는 모든 것을 시작할때와 끝낼때에는 성호를 끗는데 성공회에서는 어떻한지요 .
2. 성공회는 초대교회적이면서도 개신교에 가깝다고 하던데 그렇다면 삼위일체는 인정하는지요 .
3. 다른 교구는 있는데 왜 대구교구는 없나요 .있다면 상주교회가 대구교구 인가요 .
주낙현 부제님 건강 하시고 신부님 되시면 존경 받는 신부님이 되셔요.

+ 부활하신 주님 찬미,

성용구 형제님 안녕하세요?

답변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요즘 제 홈페이지 관리하기도 힘들게 살고 있군요.
신앙인에게 바쁜 것이 꼭 좋지만은 않은데…

질문 주신 것에 간단히 답변드립니다.

1. 성공회에서도 십자성호를 긋는가?

대부분의 성공회 교회에서는 십자성호를 예배 혹은 기도의 시작과 말미에 긋습니다. 성찬례를 드리는 도중에도 여러번 긋지요.

2. 성공회는 삼위일체는 인정하는가?

성공회는 전통적인 신앙고백인 니케아 신경과 사도신경으로 신앙을 고백합니다. 이 신경에는 삼위일체 하느님에 대한 명확한 진술과 고백이 들어 있지요. 삼위일체 교리는 성공회뿐만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교회의 필수적인 교리 가운데 하나이지요.

3. 한국 성공회의 교구

대한성공회에는 현재 3개의 교구가 있습니다. 즉 서울교구, 대전교구, 부산교구입니다. 서울교구는 서울 및 경인지역과 강원도 일부(춘천)을 아우르고, 대전교구는 충청도와 전라도, 그리고 강원도 일부(예수원 및 태백, 원주)를 아우릅니다. 질문하신 대구의 경우는 부산교구에 속하는데요, 부산교구는 경상도 전역과 제주도를 아우릅니다. 아직 제주도에는 교회가 없으나 곧 설립될 예정이라고 듣습니다. 질문하신 상주교회는 부산교구 소속입니다.

오랫동안 답변을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아무쪼록 도움이 되었길 바라면서,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된 형제 주낙현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