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 질문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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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의 고교회파와 저교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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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성공회홈피 게시판에서 친절하고 성의있게 답변해 주신것에 대하여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음, 여쭈어 보고 싶은 말씀은,,
제가 들으니 성공회에서도 고파와 저파가 있다던데..
이것은 단순히 신학적인 경향인지요?
아님…다른 개신교처럼 같은 교파내에서도 교단의 분열이 있었던 것인지요?

이것이 단순히 과거의 일인가요? 아님, 현재의 성공회 신학이나 목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요?

질문이 좀 황당했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음, 제가 본 책에는 그것을 가지고 무슨 ..다른 개신교파의 교단분열처럼 묘사하더라구요.. 성공회 안에서는 따로 분열된 교파나 교단이 없는지요?
참고로 저는 가톨릭신자입니다..
영육간의 건강하시기를…

+ 주님의 평화,

좋은 질문 주셔서 감사합니다.

게파님의 질문을 요약하자면,

질문) 성공회에 고파와 저파가 있다는데, 이것은 신학적인 경향인가? 교단의 분열인가?

이런 것이겠지요?

답변을 시도합니다.

1. 고교회와 저교회라는 이름

고교회와 저교회는 성공회의 또다른 교단 이름이 아니라, 교회 내의 신학적이며 사목적인 흐름을 대표하는 이름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군요. 높고(high) 낮음(low)를 나눈 것 자체가 별로 적절하지는 않지만, 오랫동안 그렇게 써왔으니 이를 인정하고 풀이하자면 이렇습니다.

성공회는 종교개혁을 통해 형성된 교회이지만, 오랜 그리스도교 전통의 산물을 쉽게 무시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서방 교회(대체로 로마 가톨릭)에서 발전시키는 교리적인 특징과 예배의 특징을 나름대로 소화해서 갖추고 있지요. 이에 대해서 좀더 분명한 개혁을 요구하는 분들이 있어서 하나의 성공회 안에서는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나타났습니다. 이런 점에서 옛 것을 좀더 지켜내고자 했던 분들이 이른바 “고교회”(High church)의 흐름을 마련했지요. 하지만 좀더 많은 개혁의 요소를 받아들인 교회들이 많았습니다. 이를 굳이 말하자면 “저교회”(Low church)라고 말합니다. 이는 고교회파 사람들이 붙여준 약간은 조롱조의 어투이지요. 마치 로마 가톨릭이 개신교를 “프로테스탄트”라고 불런 것처럼 말이에요.

2. 역사적인 전개

성공회 안에서는 고교회와 저교회의 계속되는 부침이 있었다고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만, 대체로 그 형태는 고교회적인 모습으로 갖추어나갔다고 봅니다. 그러나 정부의 공인 교회로서 국교회는 여러모로 문제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국교회에 대한 비판과 함께 신앙의 쇄신 요구가 대두되었습니다.

그래서 우선 복음주의 부흥이 일어났습니다. 감리교의 창시자로 잘 알고 있는 존 웨슬리 신부(이분은 소천하실 때까지 성공회 신부로 남았습니다)를 중심으로 한 복음주의 운동이 가장 유명하지요. 이런 흐름이 자연스럽게 그전부터 있던 저교회의 흐름과 맞아 들어갔다고 할까요? 이 때문에 복음주의라는 이름과 저교회의 성향을 동일시하는 관례가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한편, 이른바 고교회적인 흐름에서도 신앙 쇄신 운동이 일어났습니다. 옥스퍼드 운동으로 알려진 이 운동은 교회의 본질에 대한 깊은 연구와 초대교회와 교부들(신학과 예배, )에 대한 관심, 그리고 보편교회(가톨릭 교회)로서의 성공회에 대한 확신이 중요한 내용이었죠. 이러한 양상은 현대 성공회 신학에 많은 영향을 끼쳤고, 현재의 예전적인 모습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들을 성공회 가톨릭(이때 가톨릭은 천주교를 뜻하지 않고 보편교회를 의미하는 것이죠)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두 신앙 쇄신 운동은 성서와 교회의 신앙에 대한 공통적인 관심과 더불어 사회적인 약자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몸으로 투신했습니다. 두 운동의 지도자들음 모두 신앙에 따른 실천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성공회 사목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고, 성공회의 복음주의와 미국에서 발전되었던 이른바 복음주의와 구분되게 하는 특징이라고 하겠습니다.

3. 최근의 모습

고교회와 저교회는 이러한 신앙 쇄신 운동을 통해서 성공회 전체의 성숙에 큰 영향을 끼쳤고, 지금도 그런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이른바 성공회 복음주의의 대표자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는 존 스토트 신부나 알파코스를 성공시킨 니키 검블 신부는 이러한 저교회의 대표적인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고, 신학적으로는 우리나라에도 0여러 책이 번역되어 있는 알리스터 맥그래스(종교개혁 입문, 역사 속의 신학, 복음주의와 교회의 미래) 신부가 대표적인 분입니다. 고교회적인 흐름에서 보자면 유명한 캔터베리 대주교 윌리암 템플 등을 들 수 있겠지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고교회 흐름의 영국 선교사들이 초기 선교를 감당한 탓인지, 그런 요소들이 강하다고 할 수 있지만, 최근에 와서는 다양한 흐름들이 소개되고, 우리 안에서 자생적인 복음주의 운동이 일어나면서,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사회의 약자에 대한 관습과 배려를 잊지 않는 교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의문을 푸는데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주님의 사랑 안에서 하나된 형제 주낙현 신부 드림 ^^

Written by skhfaq

2001년 8월 14일 , 시간: 2:3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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