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 질문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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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직자의 복장과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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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남깁니다.
질문할 것이 있는데요…
성공회 신부님들이 착용하는 로만칼라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아, 성공회에서도 로만칼라라고 하나요? 아니면 클러지 칼라…
아무튼 성직자의 표시를 나타내는 하얀색 칼라에 대해 성공회에서는 어떤 의미로 착용하는지 궁금하네요.
천주교에서 착용하는 로만칼라는 순결을 의미하며 독신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옛날 동방과 서방이 갈릴 때 서방의 가톨릭 신부를 구분하기 위해 로만칼라를 사용했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은 적이 있고, 또 더 나아가 로마에 대한 충성을 의미하는 것으로까지 발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성공회에서의 로만칼라(죄송합니다. 성공회에서는 뭐라 부르는지 몰라서…)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답변해 주셨으면 합니다.

+ 아기 예수님으로 오시는 주님의 평화,

눈 내리는 성탄절이 될까요?
지금 서울은 예쁜 눈발이 날립니다.
광주는 어떤지요?

지난번 편지를 주셨는데 답장을 못해드려 죄송합니다.
첫서원식은 이미 하셨는지요? 먼저 답장으로 축하를 해드렸어야 했는데…

흥미로운 질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성공회 성직자들은 대부분 성직 칼라를 합니다.
그 명칭은 clerical collar 혹은 clerical neckband에서 따와서,
그저 성직 칼라라고 하는게 일반적입니다.
“로만 칼라”라는 말은 실제로 어색한 표현이고, 그 말의 기원을 알 수 없습니다.
아마도 천주교에서 사용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그런 말이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형태는 천주교 신부님들이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만,
최근에 착용 관습이 달라서, 겉으로 보이는 모양이 달라진 것도 있습니다.

1. 우선 착용 형태를 보자면

말씀하신 “로만 칼라”(탭 칼라)로 보이는 형태는 원래 현대에 들어 간소화했다고들 합니다.
속에 입는 하얀 옷에 검은 외투를 덧입은 로마시대의 평상복이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나중에 성직자의 일상복으로 변화되었지요.
그러니까 목가지 바쳐 올라오는 하얀 속옷에,
우리가 통상 캐석(혹은 수단)이라고 부르는 외투를 입으면
“목 부분” 모양이 지금의 성직 칼라와 비슷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그것이 “로만 칼라”의 기원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

현대에 들어 캐석(수단)의 개량되어 간소화되어,
셔츠로 바뀌고 간단하게 “하얀 탭”을 집어넣어 지금의 모양을 만들었습니다.
또 하얀 속옷이 목 둘레에 나오도록 만들어 가슴에만 입는 소위 Rabat 라는 것도 있습니다.
또 성공회에서 자주 착용하는 방식입니다만,
검은 셔츠에 목둘레 전체를 하얀 칼라로 감싸는 경우도 있습니다.
처음에 성직 셔츠를 만들었는 때는 이게 원래 모양이었습니다.

성공회는 이 세가지 형태의 성직 셔츠를 함께 입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 형태는 천주교에서도 과거에는 많이 착용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앞의 두 가지 말고는 별로 본 적이 없군요.

캐석(수단)은 천주교와 성공회의 형태가 다릅니다.
이른바 로만 캐석은 앞에 줄지어 단추가 있는 형태입니다만,
앵글리칸 캐석은 가슴을 덮어 어깨 근처에 단추가 하나 있고,
허리띠를 하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성공회 성직자들은 가리지 않고 입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도 로만 캐석도 있고 앵글리칸 캐석도 있습니다.

2. 성직자의 복장이 가지는 상징들에 대해서

원래 성직자의 복장은 이런 평상복보다는
성찬례를 위한 예복이 더 중심에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예복 역시 그리스도교가 발전했던 로마 문화의 영향을 받아 들어온 것이지요.
그리고 그 이후에 교회의 체계가 발전하면서 그런 복장에 대해서 다양한 의미들을 덧붙였습니다.

예를 들면,

예복의 기본은 하얀 색의 장백의(suplice)인데
이것은 그리스도의 부활을 축하하는 것이 곧 예배라는 의미가 덧붙여졌고,
평상복인 캐석(수단)은 검은 색으로 이 또한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혹은 성직자의 위엄과 겸손을 상징하는 것으로 의미가 확대되었지요.
영대는 주님의 멍에(마태 11:29-30)를 의미하는 것으로 설교를 위한 복장이 된 것이지요.
아울러 사도 바울로의 말씀을 따라 (에페 6:14-17 참조)
“진리의 허리띠”서 허리띠와
“구원의 투구”로서 “개두포”를 사용하는 것으로 의미 부여를 하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 나중에는 다양한 예전 색깔(liturgical colour)도 생겨났지습니다.

그리고 오늘 질문의 핵심은 성직자의 하얀 칼라는
로마 시대의 노예들을 속박하기 위해 목에 채웠던 사슬을 의미한다면서,
차후에 의미를 그렇게 붙인 것입니다.

그러니 성직자는 “주님의 종”이라는 것으로 의미 확장을 했습니다. 이것 역시 차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 부여에 대한 좀 냉소적인 비판의 발로인진 몰라도, 영어에서는 속어로 이를 “dogband”라고 합니다만. 번역은 알아서 하시길 ^^

그렇다면 질문하신 성직자의 복장, 특히 성직 칼라의 의미는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리라고 봅니다.
천주교에서는 기본적으로 성직자의 독신제을 지켜오고 있으니,
그런 의미들에 덧붙여 순결과 독신을 상징하는 것으로 말할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이런 의미들은 차후에 상황에 따라 부여된 것입니다만…)

하지만 성공회는 독신제가 없으니 그저 “주님의 종”이라는 표시라면 좋겠지요.
게다가 흔히들 오해하는 것과는 달리 “순결”은 결혼 생활과 대립적인 개념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이것이야 말로 천주교가 독신제와 성직을 연결시키기 위해 억지로 해석을 붙인 것이라 하겠습니다.

다시 말해 성직 칼라의 하얀 색깔과 ‘순결’은 기원 상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 천주교가 그 처지에서 그런 해석을 시도한 것처럼, 결혼한 사제나, 목사도 다른 의미에서 ‘순결’의 의미를 확장시켜 볼 수는 있겠지요.

또 이런 성직 복장은 천주교만의 전유물은 아닙니다.
정교회는 말할 것도 없고, 오히려 서방 교회 전통에 있는 여러 개신교들이
이미 이런 성직 복장을 그래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쪽 개신교들은 루터교를 비롯해 장로교, 개혁교회 등이
아직도 일상에서도 성직 복장을 하거나, 예배에서 예전 의복을 입습니다.

한국은 “천주교”처럼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무조건 반대해서 인지,
혹은 미국 개신교의 영향 때문인지 이런 양상이 없다가,
최근 천주교나 성공회의 전통적인 성직복을 그대로 입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새로운 성직복을 만들어 입는 일이 있는 듯합니다. 그 양상이 조금은 어색하기도 합니다만…

이 너절한 답변이 도움이 될까요?

이 시원찮은 답변으로 성탄 인사와 안부를 물어도 될까요?

사랑이시고 평화이신 예수님 안에서

주낙현 신부 합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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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skhfaq

12월 25, 2001 at 3:4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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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 성직자, 호칭, 복장, 교회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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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미 예수 그리스도

좋은 질문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질문에 응답하는 것도 제가 큰 도움이 되고 기쁨입니다. 그러니 질문하시는 분에게는 감사할 일이지요. 시간이 부족하지만 기쁜 일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지요. ^^

[김경현님이 남기신 글]

평소에 느끼는 궁금한 점이 여러가지 있는데,

첫째,결혼하신 사제분들도 주교가 되실 수 있는지요?(Orthodox Church에서는 결혼하신 사제들은 주교가 될 수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그리고 사제에서 주교가 될려면 어떤 조건을 갖추어야 하는지요?

성공회는 성직자의 결혼 유무와 관계없이 주교가 될 수 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정교회는 독신 사제만이 주교가 될 수 있지요. 주교의 조건은 한국성공회의 경우 연령과 사목 경험 등의 기준이 있습니다. 이는 물론 나라마다 다르지요. 로마 가톨릭과는 달리 성공회는 교구 의회를 통해서 성직자 대표와 평신도 대표에 의해 선거로 뽑습니다.

둘째, 성공회는 성직자들의 청빙제가 아니고, 교단에서 발령을 내고 부임을 하는데, 이때 한 부임지에서의 임기가 정해져 있는지요? 또한 본인이 원하면 그 부임지에서 평생동안 장기사역을 하실 수 있는지요?

기본적으로 파송제가 한국성공회의 인사방침입니다만, 최근 관구 헌장의 개정에 따라 조건부 청빙제를 허용하기도 합니다. 파송제라 하더라도 교구장과 교회위원회 등과 충분한 협의를 거치게 되어 있습니다. 또 대체로 임지에서 4-5년 정도 머물게 되지만 더 길 수도 있습니다. 더욱 길게 할 수 있는 여지는 있지만 아직 현실적이지는 않습니다.

셋째, 대단히 외람된 질문이지만, 성공회 성직자들의 사례비는 각기 시무 하시는 교회의 재정에서 지급이 되는지요, 아니면 교단에서 일괄적으로 지급이 되는지요? (실례되는 질문인 것 같아 죄송합니다).

이 부분은 제 답변의 영역이 아닌 것 같군요. 죄송합니다.

넷째, 다른 개신교단에서는 성직자를 목사(pastor)로 부르고, 성공회,정교회,천주교에서는 사제(priest) 또는 신부라고 부르는데, 그 개념적,역할적 차이는 무엇인지요?

성공회에서도 역시 성직자를 pastor라고 합니다. 성직자는 기본적으로 목자(pastor)의 사명을 띄고 있기 때문입니다. Priest란 말은 사실 presbyterious(장로, 목사)에서 나온 말이지요. 오히려 사제라는 우리 말이 독특한 것이죠. 이는 신자들의 생각과 의견을 하느님께 고하는 특정한 담당자 역할을 한다는 종교학적인 의미가 강하다고 봅니다. 만인사제설은 이러한 특정집단의 특권의식을 넘어서려는 노력이겠지요. 사실 성공회나 로마 가톨릭, 개신교는 모두 성서에 나타난 만인사제설을 기본적인 사제직의 교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개신교에서 안수받는 성직자의 구별이 있듯이 성공회에서도 이 안수받은 성직자의 구별과 역할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신부(Father, 神父)라는 말은 호칭이지요. 신앙을 위한 영적 아버지와 같은 분이라는 의미겠지요.

다섯째, 성공회나 천주교, 정교회의 신부님들은 양복의 윗도리안에 와이셔츠대신 흰색의 플라스틱으로 목을 감싸는 셔츠(천주교 신자들은 로만 칼라 셔츠라고 부르더군요)를 입는데, 그 의미와 유래와 명칭을 정확하게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왜 목사님들은 그 셔츠를 잘 입지 않는지요? (불법인가요?)

이른바 로만 칼라 셔츠(그저 성직 셔츠라고 하지요) 성직자들의 평상복을 간소화한 것이지요. 흰색 속옷에 캐석(혹은 수단)이라는 검정색의 가운같은 옷을 입는 것이 성직자들의 평상복이었습니다. 이걸 간소화해서 셔츠로 개량한 것이라 할까요. 사실 성직자의 옷은 장로교 등 여러 개신교도 착용했습니다. 재세례파의 경우도 비슷한 옷을 입었지요. 외국에서는 개신교의 많은 성직자들이 이런 성직 셔츠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감리교 장로교 성직자들이 이 성직 컬러(clerical collar)를 착용하지요. 몇년 전 우리 나라 개신교 일각에서 개신교만의 독특한 성직 셔츠를 디자인해서 보급시키려던 노력이 있었습니다.

여섯째, 이 질문은 주제밖의 질문입니다만, 성공회가 다른 개신교단보다 아름다운 예식과 훌륭한 복음주의적인 전통들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개신교단들보다 왜 한국내의 교세가 상당히 미약할까요?(물론, 한국은 장로교와 감리교의 선교역사가 더 긴탓이 주 원인이 되 수도 있겠지만요…), 그렇다면 현재 장로교가 절대적 강자의 위치를 차지하고있고, 장로교적 스타일과 마인드에 익숙한 한국에서는 성공회를 대부분 생소하거나 한국정서와는 맞지않는다는 일부 사람들과, 심지어 일부 장로교인들은 성공회를 이단시 하기까지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들을 보았는데(저는 개인적으로 성공회가 표방하는 신앙노선과 중후한 예식들을 무척 좋아해서 성공회로 옮길 것을 고려하고 있는 중입니다만), 이런 다소 무지하고 비관적인 한국적 상황에서의 성공회의 성장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 하시는지요?

말씀하신대로 우리 개신교의 몇가지 경향과 관계가 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작은 가운데서도 성공회가 한국 사회 안에서 감당해야 할 사명이 있겠지요. 외형적인 성장에만 치중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 성공회의 태도입니다. 그런 점에서 성공회라는 교단 자체의 성장 전망은 어둡기도 하고 밝기도 합니다. 교회가 몸집 불리기에서 자유롭기에 좀더 복음에 충실할 수 있지 않을까요? 수적인 성장이 곧 복음적이라는 공식이 성공회에서는 낯설군요.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주님 안에서 하나된 형제 주낙현 부제 드림 ^^;

Written by skhfaq

1월 21, 2001 at 12:24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