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 질문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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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의 보수성과 신학의 진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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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준님의 질문 1.

대한성공회는 제가 알기로 고교회파가 우세한 것 같은데 전례와 전통 면에서 보수적인 교회가 어떻게 가장 진보적인 교단이라는 평가도 함께 얻고 있는 것인지, 내부에서 어떻게 조율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로마가톨릭에서는 얼마전에 시노드가 열렸었더군요.) 신자로서 관심두는 점은 본당공동체가 항구적인 사목지향성 없이 신부님의 성향에 따라 운영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도 되기도 하네요.

답변의 시도 1.

성공회는 아시다시피 예전적인 전통을 강조하며, 이것을 신앙 생활의 매우 중요한 축으로 삼고 있는 그리스도교단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조심스럽게 살펴야 할 것은, 전통이 늘 보수적인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보수적인 전통도 있고 진보적인 전통도 있지요. 또한 옛 생활의 습관이나 관습을 지켜 나가는 것이 곧바로 어떤 신학적인 태도의 보수성과 늘 직결되지는 않습니다. 성공회와는 반대로, 예배 전통에 대해서 아주 “진보적” 혹은 흔히 말하는 “개혁적 전통”에 있는 교단들이 신학에 있어서도 “진보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보수성”이라는 것이 옛 것의 올바른 전통을 지키는 것이라면, 성공회는 기꺼이 보수적이 되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그 전통 속에는 복음에 대한 신앙인의 응답과 실천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것을 올바른 것으로 여기며 따르는 것이 한편으로는 전통에 대한 “보수성”이면서, 현실적으로는 그 응답과 실천이 우리 사회와 교회 안에서는 “진보성”으로 드러날 수 있다고 봅니다. 이 장면에서 우리는 보수성과 진보성이라는 표현이 교회나 신앙 안에서는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성서와 교회의 전통이 보여준 신앙적 가치들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느냐 하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신앙인들은 자신의 신앙 생활의 틀을 지워주는 하나의 전통을 선택하거나 그 안에서 살아갑니다. 성공회는 그 틀 가운데 하나가, 전통적인 예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전통적인 예전 속에서 하느님을 예배하고 말씀을 듣는 경험을 하면서 우리의 신앙과 실천을 키워나갑니다. 그 올바른 신앙의 실천이 하나의 진보적으로 비친다면, 성공회는 진보적이기를 늘 “보수”할 것입니다.

곁들여있는 “시노드”에 대한 질문입니다.

로마 가톨릭 교회의 시노드는 수십년 만에 한번씩 열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동안의 문제점들과 사회의 변화들을 어떻게 수용할 것이며, 대처할 것인가를 논의하고 사목적인 방향을 결정하기도 합니다.

수십년 만에 열리는 로마 가톨릭의 시노드에 비해서, 성공회는 거의 1년마다 시노드를 개최합니다. 그것이 바로 교구 의회이고, 전국적으로 열리는 관구의회입니다. 성공회는 의회민주주의를 교회 정치에 가장 먼저 적용시킨 교단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를 통해서 의견을 조율하고, 사목적인 전망들을 나누며 함께 대처해 나갑니다.

또한 성공회는 성직자 개인의 사목적인 성향에 따라 교회의 사목 활동을 결정짓지 않습니다. 현재의 성직자를 파송하는 인사 원칙 자체가 바로 교구 전체의 사목적인 방향에서 결정되는 것이며, 그 교회의 사목은 다시 성직자 개인이 아니라 교회위원회를 통해서 결정되고 운영이 됩니다. 성공회에서 성직자는 교회 사목의 “지도자”(leader) 이지, “소유자”(owner)가 아닙니다.

물론 현장 사목의 문제에서 이런 원칙을 적용하는 과정에서는 여러 조건과 상황에 따른 격차가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모든 적용과 실천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가피한 것입니다. 교단을 떠나서 그런 문제점들은 어디나 존재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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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skhfaq

10월 6, 2003 , 시간: 1:0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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