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 질문 답변

an Korean Anglican FAQ blog

옥스퍼드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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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교회사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옥스포드운동이 무엇인지 좀 설명해 주실 수 있으세요?
백과사전 정도로는 정확히 감이 오지 않더군요.
그리고 옥스포드와 캠브리지의 신학 경향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옥스퍼드 운동(Oxford Movement)에 대해 물어보셨는데,

이게 한마디로 어찌 대답할지를 모르겠습니다만,
우선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겠습니다.
좀 장황해서 오히려 혼란을 더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옥스퍼드 운동은 영국성공회(The Church of England)에서 19세기 초반에 일어난 하나의 신앙 개혁운동이지요. 그 운동의 구체적인 시작은 영국성공회가 하나의 국교로서 운영되는 처지에서, 영국정부(정확히는 대영제국)가 교회의 치리에 대해서 직접 간섭하는 것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합니다. 영국정부가 아일랜드에 있는 교구를 통폐합하려 하자 옥스퍼드 대학교 오리얼 칼리지의 교수였던 성공회 사제들이 이에 반대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대표적인 인물들은 존 키블, 존 헨리 뉴먼, 리차드 허렐 프라우드, 에드워드 퓨지 등입니다. 이 양반들은 국가의 교회 간섭에 대항하여 교회의 독립성을 주장하고, 그 근거를 초대교회와 교부들의 전통에서 찾고자 하면서(사도적 교회), 특히 교부들의 교회론과 교리 등을 새롭게 회복시키려 노력했습니다. 또한 중세 교회에서 발전된 교리적 전통들에 대해서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이와 함께 발전되었던 예전(전례)의 회복을 위해서도 힘을 썼습니다. 이런 고민을 “시대에 응답하는 소책자”(Tracts for Times)라는 소논문집에 담아 유포했기 때문에 이를 “소책자운동”(Tractarian Movement), 그리고 이 양반들을 “소책자운동가”(Tractarian)이라 고도 하지요.

교회의 전통에 대한 강조 때문에 이들은 교회의 독립성과 아울러, 예전신학-성찬례와 성사신학-성사적 사목에 대해 깊은 관심을 나타냈고, 성직의 고유성에 대해서도 깊이 연구하지요. 그래서 예전적 영성, 개인적 신심 행위 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이런 전통에 대한 강조 때문에 로마 가톨릭 교회와의 일치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입니다. 이 때문에 성공회 내의 자유주의자들로부터는 고리타분한 전통주의자 혹은 교리주의자들이라고 공격을 받고, 성공회 내 복음주의자들에게서는 로마 가톨릭에 투항하는 행위라는 공격을 받습니다. 그리고 결국 그 중요한 지도자 가운데 하나인 존 헨리 뉴만은 로마 가톨릭 교회로 이적을 하게 되지요(나중에 이분은 영국 로마 가톨릭 교회의 추기경이 됩니다). 이러면서 실제로 옥스퍼드 운동을 막을 내리는 형국을 맞습니다. 그러다가 이후 지도자들이 이를 “성공회-가톨릭주의”(Anglo-Catholicism)로 발전시키면서 성공회 내에서 새로운 신앙적 신학적 충격을 지속하게 됩니다. 이는 성공회가 기본적으로 보편적 교회(가톨릭 교회)임을 천명하면서, 옥스퍼드 운동의 성과를 이어받으면서도, 이 힘을 성공회 자체의 개혁으로 돌립니다. 그래서 그 영향으로 성공회 내에 수도회가 새롭게 부활하게 되고, 예전 회복 운동이 급격한 힘을 얻게 되지요. 이 영향력은 단순히 영국성공회뿐만 아니라 세계성공회 전역에 미쳐서 오늘에 이르는 것이지요.ㅇ

이 대목에서 성공회의 3가지 형태의 성향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산업혁명 이후 피폐해진 민중들의 삶에 대해서 교회는 실제로 어떤 책임있는 대응도 하지 못했지요. 실제로 18세기 중엽에 성공회 사제 존 웨슬리(감리교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는)의 복음주의 개혁 운동은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분은 개인적 회심과 철저한 신앙 생활에 관심을 두었지만, 역시 복음의 사회적 책임과 함께 신앙인의 예전적 생활의 회복에 많은 관심을 두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계몽주의라는 정신적 충격이 작용하고 있었지요. 이와 함께 이른바 자유주의자들은 그리스도교 사회주의라는 새로운 이념을 통해서 복음주의자들의 호혜적 성격의 사회 복음을 더욱 진척시키게 됩니다. 그리고 이들은 계몽주의의 충격에 반대하지 않고 이를 그리스도교적 사회를 형성하기 위한 이념적 틀로 이용하려고 하는 노력을 기울이지요. 이 상황에서 또 다른 반응이 바로 옥스퍼드 운동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세가지 방향의 운동이 잦아들 무렵, 이런 문제제기를 통합시키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데 그것이 앞서 말씀드린 “성공회-가톨릭주의”와 관련이 깊습니다. 그러나 좀더 분명히 그 모양을 이야기한다면 “자유주의적 가톨릭 사회주의”(Liberal Catholic Socialism)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들은 전통적 교리를 수호하면서도 현대 과학과 이성의 발전의 빛으로 새롭게 조명하려고 했고, 이를 통해서 복음과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던 흐름이었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이 사고 방식이 다른 어떤 흐름보다 전체 성공회의 신앙적, 신학적 성격을 대변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아주 많지요. 특히 성공회 내의 복음주의자들은 분명 새로운 제안을 갖고 있기 때문이지요.

하여튼 19세기 옥스퍼드 운동은 이런 점에서 스스로를 “개혁된 가톨릭 교회”로 고백하는 현대 성공회의 형성에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큰 영향을 끼친 운동이거니와, 로마 가톨릭 교회와의 일치를 위한 중요한 시발점을 마련해 주기도 했습니다.

아주 난삽한 이야기가 되어버렸군요.
우선 이 정도로 마치고, 혹시 더 궁금하시면 덧붙여 질문해 주세요.

미국 이야기가 나왔으니 사족을 달자면,
우선.. 미국이 제정신이 아닌 건 어제 오늘이 아니고….

제가 공부하는 캘리포니아 버클리는 어떤 점에서
일반적인 미국과는 매우 다른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버클리 캠퍼스(UC Berkeley)의 기본적인 진보성의 영향도 있지만
이곳 자체가 기본적으로 다양한 인종들과 문화가 섞여 있기 때문에
제 3세계에 대한 이해도 많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그런 학문적인 진보성이 이 “거만한”(이 표현으로는 성이 안차지만) 나라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저로서는 “글쎄요”라고 갸우뚱 거릴 수 밖에 없다는데 있습니다만.
우리가 겪었던 그런 정도는 아니지만 여기도 연일 “전쟁 반대”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건 대학을 끼고 있는 미국 전역은 마찬가지겠지요.

그나저나 우리 가여운 “미선이와 효순이”을 억울해서 어떻게 하늘로 보냅니까…

주낙현 신부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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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skhfaq

12월 3, 2002 , 시간: 11:4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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