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 질문 답변

an Korean Anglican FAQ blog

연옥과 성도들의 상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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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싸이트에 들어가보니 천국과 지옥사이에 연옥이 있어 기도를 많이 해야한다고 저 나름대로 이해를 했읍니다..
연옥에 대해 신부님의 견해를 듣고싶습니다..(클라라)

+ 주님의 평화

좋은 질문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 질문에 제대로 된 답변을 할 수 있을지 염려가 되는군요.

연옥 교리라는 문제는 논란이 많습니다.
하지만 성공회는 대부분 천주교에서 말하는 연옥교리는 인정하지 않습니다. 공식적으로는 그렇지요. 어떤 이유에서든 이 연옥교리에 대해서 편안함을 느끼는 분도 있을 줄 압니다.

논란이 많은 것은 성서적인 근거가 빈약하기 때문이요, 한편으로는 이런 중간적인 요소에 대한 사목적인 필요 때문이라고 봅니다.

이 문제에 접근하는 성공회의 태도는 두 가지라고 할 수 있는데, 그 근거를 그리스도교 신앙인이라면 모두 알고 있는 신앙신조인 사도신경에서 찾고 있습니다.

1. “음간”의 문제

우선 사도신경에서 “음간에 내리사”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것이 연옥이냐 아니냐며 의견이 분분하지만 성공회는 특별한 교리적인 입장으로 바라보지 않습니다. “음간이란 이 지상에서 인간이 살아 있을 때 육체와 영혼이 결합되어 있는 생명의 삶이 아닌 육체와 영혼이 분리되어 있는 낮은 어떤 상태를 나타낸다”고 볼 뿐입니다.

다른 개신교에서는 이 부분이 천주교의 연옥으로 오해를 살까봐 사도신경에서 삭제하고 있습니다. 천주교에서는 개정전 사도신경에서는 “고성소”로, 최근에는 “저승”으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의미가 성서적으로 명확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성공회에서는 이른바 죽음의 영역에까지 구원을 위한 그리스도의 수난과 희생이 알려지고 그 빛으로 그 죽음의 세계에 속해 있던 영혼들이 다시 새로운 생명으로 이끌릴 것이라는 보편적 구원사의 한 징후로 생각합니다.

2. “성도들의 상통”

사도신경에는 “성도들의 상통”(혹은 통공)(communio sactorum)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쉽게 말하자면 성도들의 교제 혹은 친교라고 할 수 있겠는데, 문제는 “성도”에 대한 해명입니다. 성공회는 기본적으로 이 “성도”(saints)는 지금 이 세계에 살아있는 신자들과 이 세상에서는 돌아가셨지만 부활을 기다리는 모든 별세한 신자들을 포함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성공회 성찬례에서는 별세한 신자들을 위한 기도가 있습니다. 오해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 부연하자면, 이 때 별세한 신자들을 위한 기도는 이 세상에 살아있는 사람들의 기도로 그분들의 죄가 덜해지거나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 신자들이 서로를 위해 기도하듯이 그렇게 기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성찬례가 끝나고 나서 사제는 “별세한 신자들의 영혼이 평안히 안식하기를” 위해서 기도합니다. 성찬례의 모든 과정 속에 지금까지 이 세상에 왔다가 돌아간 모든 신자들과도 함께 주님을 찬양하며 그 안에서 친교를 나누었다는 뜻이지요.

그렇다면 믿지 않고 그저 착하게 살았던 분들은 어떤 것일까? 이 때문에 클라라 교우님이 걱정하시는 것인가요? 이 때문에 연옥이라는 편리한 장치가 있었으면 하는 사람들도 있었던 것 같고 그래서 연옥 교리가 형성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성공회는 이에 대해 확실히 말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분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이분들 역시 주님의 직접적인 복음은 듣지 않았을망정 하느님의 크신 섭리의 세계 속에서 살아오셨고, 이제 자비하신 하느님의 마지막 날에는 모두 그분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에 판단하실 분은 우리가 믿고 있는 교리나 성서 지식이 아니라, 전능하시며 자비하신 하느님이십니다. 그분들은 그 하느님께 맡겨드리면 될 일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역시 하느님 앞에서 모두 서게 될 사람들(산 이나 죽은 이나)로서 서로를 위해서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클라라 교우님, 돌아가신 분을 위해서 기도하시는 일은 깊은 정성과 사랑이 없으면 할 수 없다고 봅니다. 그것은 연옥이라는 공간의 존재 여부나 교리에 얽매일 일이 아닙니다. 그저 하느님의 크신 자비와 예수님의 넘치는 사랑을 감사하며 기도하십시오,

예쁜 아가타와 루가, 클라라 교우님, 그리고 모시는 어머님 모두 주님의 크신 자비로 화목하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주님의 사랑 안에서 주낙현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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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skhfaq

6월 28, 2001 , 시간: 2: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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