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 질문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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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계명 – 천주교와 개신교가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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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님께서 남긴 내용]

저는 지난번에 천주교의 십계명을 본적이 있는데 좀 이상하더군요

천주교의 십계명(천주십계)에는 제 2 계명 “우상을 섬기지 마라”라는 구절이 없고 대신 제 10 계명 “네 이웃의 것을 탐내지 말라”라는 구절을 ‘남의 아내를 탐내지 말라” “네 이웃의 것을 탐내지 말라” 로 만들어(2개로 나누었지요) 빠진 제 2 계명의 자리를 매꾸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윤호님 안녕하세요? 좋은 질문 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천주교에서 쓰는 십계명을 볼까요?

일. 한 분이신 하느님을 흠숭하여라.
이. 하느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마라.
삼. 주일을 거룩히 지내라.
사. 부모에게 효도하여라.
오. 사람을 죽이지 마라.
육. 간음하지 마라.
칠. 도둑질을 하지 마라.
팔. 거짓 증언을 하지 마라.
구. 남의 아내를 탐내지 마라.
십. 남의 재물을 탐내지 마라.

역시 개신교에서 사용하는 십계명과는 다르지요? 여기에는 몇가지 성서 해석과 역사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십계명은 구약성서 출애굽기 20:1-17과 신명기 5:6-21에 언급되고 있습니다. 내용은 같습니다만 약간의 차이가 있지요. 그리고 그 차이에 다라 천주교와 정교회, 루터교와 다른 개신교들이 조금씩 달리 보고 있습니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이 개신교식의 분류인 10번째 계명, “너는 네 이웃의 집을 탐하지 말라”는 대목입니다. 출애굽기와 신명기를 유심히 살펴보면 아시겠지만, “남의 아내”에 대한 언급 순서가 바뀌었지요. 출애굽기는 이른바 소유물에 “아내”(여성)을 포함시키고 있지만, 신명기는 독자적으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그런 다음에 소유물을 언급하지요. 이 점에서 학자들은 사회적인 정의를 강조하는 신명기 기자의 관심에 따른 배려라고 보고 있습니다. 천주교는 이 부분에서 신명기적인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두번째, 제 1계명과 제 2계명의 연관 문제인데요. 천주교는 기본적으로 “하느님 외에는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는 계명에 대한 부속적인 설명이 “모습을 본떠 새긴 우상을 모시지 못한다”는 말이라고 봅니다. 유일신 사상을 그토록 강조했던 유대교의 한 면모를 보는 것이지요. 이른바 상이 없는 종교를 하느님의 절대성을 통해 확인한다고나 할까요. 그러니 제 1계명과 제 2계명을 하나로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요.

이것이 천주교가 채택하고 있는 십계명 분류법(?)입니다.

그렇다면 개신교는?

우선 루터교는 전통적으로 천주교와 같은 “십계명” 배열을 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공회와 장로교(칼빈과 쯔빙글리)의 경우는 현재 개신교에서 통요되는 출애굽기에 좀더 근거를 둔 십계명 배열을 따르지요. 최근 성서학계의 연구에 따르면 “원래의 십계명”은 다음과 같이 추정하고 있습니다.

일. 너는 내 앞에서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
이. 너는 나를 본따 새기거나 비슷한 것을 만들지 말라.
삼. 너는 너의 하느님 야훼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말라.
사.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킬 것을 명심하라.
오. 네 아버지와 네 어머니를 공경하라.
육. 너는 살인하지 말라.
칠. 너는 간음하지 말라.
구. 너는 너의 이웃에게 거짓증언을 하지 말라.
십. 너는 네 이웃의 집을 탐하지 말라.

James Muilenburg, “The Hostory of the Religion of Israel,” [Interpreter’s Bible] Vol. 1. p.303.

현재 개신교가 사용하는 십계명과 다를 바가 없지요? 원래의 십계명을 보자면야 출애굽기가 좀더 신빙성이 있으리라 생각한 탓이지요.

사족이요, 괜한 노파심입니다만 이런 연유에도 불구하고, 굳이 천주교가 “우상” 내용을 빼서 자신들의 성상 제작을 합리화했으니 성서적이지 않고, 성서를 재멋대로 본다라고 다그치지는 말 일입니다. 개신교에서도 역시 존경해 마지 않는 어거스틴도 사실은 현재 천주교 식의 배열을 따랐습니다. 다만 성서학계의 최근 연구로 봐서 개신교측(성공회와 장로교)의 새로운 입장(종교개혁 당시로서는)이 원 뜻에 가깝다 것이 확인되고 있으니 거기에 만족해도 되지 않을까요? 십계명의 말씀대로 “한 분이신” 하느님 안에서 우리는 궁극적으로 하나된 자녀이기 때문이지요.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주낙현 부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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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skhfaq

1월 23, 2001 , 시간: 12:3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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