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 질문 답변

an Korean Anglican FAQ blog

성공회와 복음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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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엘님께서 남긴 내용]

복음주의 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부제님께서는 성공회가 과연 복음주의를 따르고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요 그리고 성공회는 2가지 종류가 있다고 존 스토트 목사님은 말씀하고 계십니다. 자신은 복음주의 계열의 성공회 성직자요, 다른 종류는 영국국교라고 말씀하고 계시는데요. 한국에 전파된 성공회는 어느 계열인지 궁금합니다.

+ 그리스도 예수님 찬미

좋은 질문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몇가지 개념을 찬찬히 살피고 생각해 봅시다.

“복음주의”(evangelicalism)란 무엇일까요? 복음주의란 말그대로로만 신앙에서 그 어떤 것보다 복음의 말씀에 충실하자는 뜻이겠지요. 그런데 교회가 복음에 충실하지 않다면 그건 교회로 보기가 어렵겠네요. 그런 점에서 모든 교회는 기본적으로 복음에 바탕으로 한 복음주의 교회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잘못 사용되고 있는 복음주의의 부정적인 혹은 긍정적인 함의들을 탈피하고자, 저는 굳이 “복음적”이라는 말을 자주 쓰지만, 성공회는 분명히 그리스도의 구원의 복음에 기초한 “복음적” 교회이지요.

그런데 성서에 대한 해석과 성서의 권위와 위치에 대한 견해가 분분해지면 그런 견해를 가르는 용어가 나타나기 시작했지요. 복음주의네, 자유주의네, 정통주의네 하는 것들이 그런 예이겠지요.

그러니 미카엘님이 말하는 “복음주의”란 그런 몇가지 신학적 혹은 신앙적 경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른바 “복음주의”계열도 그 성격이 너무 다양해서 딱 어떤 것이 복음주의다라고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교회의 예전과 전통을 매우 중시하는 어떤 교회는 “예전적이며 복음주의적”인 교회라고 말하고 있으니까요.

굳이 성공회 안의 신학적 신앙적 경향을 거칠게 가르자면 복음주의적(저교회파 low church), 자유주의적(광교회파 broad church , 전통주의적(고교회파 high church) 경향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영국성공회의 존 스토트 신부는 세계적인 복음주의자로 알려져 있지요. 성공회 저교회파의 성격을 잘 드러내는 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분이지요. 또 알리스터 맥그래스라는 성공회 신부이자 신학자도 성공회 복음주의의 대표적인 분입니다.

자유주의(이 용어는 참으로 오해가 많은데요, 각설하고)적인 성격을 가진 분들이 성공회에는 많이 있지요. 성서에 대한 문학적 비평을 폭넓게 받아들이려는 신앙 형태이지요. 특히 윤리적인 문제에 대해서 “상황윤리”라는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특징지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견해들로 인해 교회 일치 운동과 교회의 사회 윤리 및 종교 간의 대화가 많이 진척되기도 하지요.

그리고 고교회주의 혹은 전통주의라고 할 만한 경향이 있습니다. 글쎄요 미카엘님이 어디서 들었는지 모르지만 (성공회는 복음주의와 영국국교가 있다? – 이건 좀 억지이고 명백한 오해이네요. “영국국교”라는 말은 Ch of England 영국성공회에 대한 잘못된 명칭인데 – 세계성공회의 입장에서 보자면), 아마 교회의 예전 전통과 교리적 전통을 중요시하는 고교회적 경향을 가리키는 듯 합니다.

한국성공회는 이들 세가지 부류 가운데 고교회적인 성격을 많이 가진 선교사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물론 선교초기이지요. 하지만 이분들은 스스로를 복음적이며, 인간의 학문의 성과에 깊은 관심을 가진 분들이었습니다. 게다가 한국성공회 안에서는 성령운동과 더불어 민중신학적인 입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신앙적 성격과 운동이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러니 한국성공회는 어떤 경향이다하고 딱하니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한 사람의 신앙적인 경향과 형태도 딱부러지게 “당신은 복음주의요” “당신은 고교회파요”라고 말할 수 없다고 봅니다. 사실 고교회적인 경향이 이해한 깊은 영성과 복음주의가 있기 마련이요, 복음주의적인 경향에서 체험하고 있는 전통적인 예전과 예배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있기 때문이지요.

오히려 아쉬움이 있다면, 한국의 교회(개신교며 천주교를 막론하고)는 너무 내편 네편을 분명히 가르려는 것 같고, 쉽게 “딱지붙이기”(labeling)을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다보면 신앙에 녹아든 그 깊은 맛과 의미를 알지 못하게 될 우려가 있지요. 저는 복음주의자를 신앙적 확신에 찬 신앙인으로 보고 존경합니다. 저는 자유주의자를 세상에 대한 깊은 신앙적 고민과 결단으로 살아가는 용기있는 신앙인으로 보고 감탄합니다. 저는 교회의 아름다운 전통과 교리를 붙들과 그 깊은 의미를 숙고하며 체험하는 신앙인들을 사랑합니다.

저는 어느 편에 서있나요? 모르지요.

주님의 그 넓은 사랑 안에서 주낙현 부제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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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skhfaq

1월 21, 2001 , 시간: 12:1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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